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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라케이 향수 7개
    사진 출처: perfumesociety.org

     

    엘라 케이 (Ella K)는 조향사 소니아 컨스탄트가 설립하고 조향한 프랑스 파리의 니치 향수 브랜드이다.

     

    소니아 컨스탄트 조향사는 이집카 출신의 마스터 퍼퓨머로, 우리에게는 나르시소 로드리게즈의 머스크 향수들 조향사로 유명하다.

     

    그녀는 평소 향수를 위한 영감을 그녀의 경험에서 다양하게 얻는데, 엘라 케이는 주로 그녀가 경험한 여행지라던가 낯선 장소에서 영감을 얻어 향수를 조향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엘라 케이 브랜드의 수익 일부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후원을 하고 있다고 하니 이 점은 메모 파리와도 비슷한 것 같다.

     

    예전에는 해외 직구를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했던 니치 향수 브랜드였는데, 이제는 국내에 아로코라는 니치향수 편집샵이 생기면서 쉽게 구매가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추천하는 엘라 케이의 대표 향수 3가지를 소개해본다.

     

    머스크 케이 (Musc K)

     

    노트 정보: 핑크 페퍼, 아이리스 버터, 샌드 릴리, 베티버, 머스크, 시더

     

    머스크 케이는 23년도에 출시된 엘라 케이의 최신상 향수이다. 머스크 케이 이후로 아직 신상이 나오질 않았으니 말이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에서도 여러가지 멋들어진 머스크들을 조향한 경력이 있는 소니아 컨스탄트이기에, 머스크를 잘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출시 전부터 향수 애호가들 사이에서 있었다. 

     

    소니아가 브라질 북쪽 지역을 여행할 때 바다와 만나는 모래사장의 하얀 모래들에서 영감을 얻어 조향 하였다고 한다. 

     

    향은 하얀색 무광의 불투명 바틀 이미지에 맞는 순수하고 깨끗한 머스크향인데, 향의 농도가 가볍지만 물탄 것처럼 흐린 느낌은 아닌, 가볍고도 공기 중에 떠다니는 정도의 무게감을 가진 순백의 로션 같은 향이다.

     

    밝으면서도 살짝 프레쉬하고 청명한 느낌도 드는 꽃향 머스크인데, 약간의 기분 좋은 달큰함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답답한 달큼함이 아니고 꽃잎 자체의 달큼함 혹은 가벼움, 뭔가 하얀 꽃잎이 연상되는 가볍고도 결이 고우면서 순백의 이미지가 그려지는 깨끗한 머스크향이다.

     

    그리고 베이스 노트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베티버 같다. 여기서 쓰인 베티버 또한 아이티 사막의 베티버라고 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향 자체에 약간 모래 같은, 버석버석한 건조한 마무리감을 더하는 느낌이 나는데, 이 포인트가 여타의 꽃향 머스크와 머스크 케이가 달라지는 포인트 같다.

     

    솔티한 느낌을 살렸다고 하던데 내 코에는 솔티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살냄새 계열 머스크들처럼 발향이 미미한 종류의 향도 아니다. 발향 지속력 모두 준수하지만 깨끗함이 그려지는 향.

     

     

    포엠 드 사가노 (Poeme de Sagano)

     

    노트 정보: 대나무, 유자, 자몽, 민트, 유칼립투스, 베르가못, 시소잎, 마차티

     

    포엠 드 사가노는 "사가노의 시"라는 뜻의 이름으로, 교토 북서쪽에 있는 사가노 대나무 숲에서 영감을 얻어 조향 되었다고 한다.

     

    사가노 대나무숲의 이미지를 검색해서 보면, 많은 조향사들이 영감을 얻을만한 분위기의 빽빽하고 초록의 대나무의 울창함이 인상적인 곳이다. 내 눈에는 담양의 죽녹원과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소니아 조향사님 한국 언제 놀러 오셔서 영감 많이 받아가셨으면 좋겠다.)

     

    노트들을 살펴보면 그냥 시트러스 향수 애호가들이 환장할 모든 것의 조합이다.

     

    대나무 특유의 향이 잘 살아있다는 느낌보다는, 뿌리면 바로 기분이 확 업되는 톡 쏘면서도 청량하고 프레쉬한 시트러스 향수이다.

     

    여타의 시트러스 향수들과 포엠 드 사가노의 차별점이 있다면, 지속력이다.

     

    보통 시트러스 향수들은 뿌렸을 초반에만 상큼하고, 이 상큼한 탑노트들이 점차 잔잔해지면서 우디 노트로 빠진다거나 아니면 그냥 없어진다거나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포엠 드 사가노는 오프닝 초반의 상큼함이 쭉~ 우디로 빠지거나 하는 것 없이 계속 지속된다.

     

    시트러스 향의 느낌도 자몽이나 민트 녹차 노트들이 어우러져 마치 자몽이 아닌 포멜로처럼 느껴진다.

     

    포멜로는 자몽과 과일인데 포멜로 특유의 예쁘고 상큼한 기분좋은 향을 가지고 있는데, 그 향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향수가 바로 포엠 드 사가노. 여름철 필수 향수다. 

     

    플뤼 수르 하롱 (Pluie sur Halong)

     

    노트 정보: 로터스, 시클라멘, 핑크베리, 루바브, 네롤리

     

     

    하롱의 비란 뜻, 플뤼 수르 하롱은 하롱베이의 습기, 열대지역에서 내리는 비에서 영향을 받아 조향 되었다고 한다.

     

    향은 정말 아름답고 청초하게 이쁜, 씻고 나왔을 때 풍길만한 샴푸향 계열의 가볍고 워터리한 향이다.

     

    로터스, 시클라멘, 루바브 모두 이 물향 가득한 향이 울렁거리지 않고 상큼하게 이쁘게 잔잔하게 느껴질 만한 요소들에 한몫하는 듯하며, 네롤리는 기분 나쁘게 두껍꺼나 달달하지 않고 살짝 존재감만 있을 뿐이다.

     

    물이 어디에나 있다는 하롱베이, 하롱베이에서 비가 올 때 이렇게 예쁜 향이 나는거면 한 번쯤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

     

    비슷한 계열의 향수가 미야 신마에 있었던 것 같은데...카제였던가? 여하튼, 만인의 사랑을 받을만한 예쁘고 청초하면서도 감각적인 향수 플뤼 수르 하롱이다.

     

    이 글 쓰면서 한번 더 시향해봤는데 본품 사고 싶다. 샘플 가지고 있는 거 다 쓰면 살 거다.

     

    이 외에도 엘라케이에는 한국인의 취향을 저격할만한 향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연한 꽃잎수 같은 느낌의 메모아 드 다이센인, 부들부들 크리미한 샌달우드 러버라면 크리 두 칼리하리, 우디와 패출리, 앰버와 바닐라의 럭셔리하고 따뜻한 느낌의 조합을 좋아한다면 레트르 드 푸쉬카르를 추천한다.

     

    엘라케이의 향수들은 국내 니치향수 편집샵 아로코에서 시향 및 구매가 가능하니, 궁금한 향수 애호가들은 시향 여행을 떠나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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